여기저기 :: 2008/09/06 03:12
그냥 잊어버릴까봐 쓰고 잔다.
오늘 출근해서 일하다가, 좀 놀기도 하다가, 일찍 퇴근했다. 5시쯤.
한티역에서 문알과 뫼를 만나 420번을 타고 강남역으로 갔다가 다시 402번타고 남산 지나 광화문으로 갔다.
원래는 스폰지 하우스에서 6시 5분에 하는 영화, 아임낫데어를 보려고 했다.
밥 딜런에 관한 영화라나. 그런데 살짝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영화를 포기했다.
그리고 삼청동까지 걸어가서 먹쉬돈나에 갔다.
떡볶이 집인데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다더라.
다른 요소들이 썩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은 걸 보니 맛있을 거 같긴 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정말 맛났다. 오랜만에 먹어서 더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셋이서 12500원어치 먹었다. 하하.
그리고 나서 빈스빈스 가서 아이스크림 와플을 먹었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참, 어두워진 삼청동 거리는 퍽 고즈넉한 분위기라 맘에 들었다.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대학시절을 대전에 있었고, 또 내 귀차니즘 때문에 많이 안돌아다녀서
난 이런 서울의 곳곳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걸 새삼 깨달았다.
데이트 코스로도 딱 좋은 거 같던데.
빈스빈스에서 와플 먹고 나와서는 또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아이스크림집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까지 먹어줬다.
우리 셋다 배가 많이 불렀더랬지.
그리고는 다시 광화문으로 걸어갔다. 원래 목적이기도 했던 소우에 가기 위해.
혜인이가 국화 한 다발을 사들고,
일단 배를 좀 꺼뜨리기 위해 걸었다.
그냥 둘이 걷는다길래 조용히 따라 걸었는데
다리가 살짝 뻐근할 정도로 그냥 무작정 걷는 것도 괜찮은 기분이더라.
경희궁의 아침이라는 오피스텔에 신정아가 살았다고도 문알한테 들었다.
오피스텔 좋더라.
그냥 쭐래쭐래 애들 따라가면서 있다가 소우에 갔는데,
새로웠다.
아주 작은 곳이었다.
12명 들어가니 꽉 차서 우리도 겨우 앉았다.
그냥 다들 좁게 둘러 앉아, 어느 아저씨의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나는 잘 모르는 노래가 많았는데,
기억하고 싶을만큼 다 좋은 노래였다.
옛스런, 그리운, 정겨운, 조금 서글픈 그런 노래들.
게다가 천장에 있는 작은 종을 치면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맥주를 한 병씩 사는 풍습(?)이 있었는데 덕분에 두 병이나 얻어마셨고,
결국 돈 안내고 나올 수 있었다. 하하;
오늘은 우리 또래의 좀 어린 여자애들이 유난히 많이 방문했는데
원래는 아저씨들이 많이 오신다는 거 같다. 또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세상엔 참 좋은 노래도 많다는 걸, 다 듣지 못한다는게, 모르고 살아간다는 게 아쉽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아쉬워 정말.
소우에서 나와선 문알 친구를 만나서 넷이 같이 노래방에 갔다. 신천으로.
너무 오랜만에 가서 목이 잘 안풀리긴 했지만 즐거웠다.
이런 날들이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을 거란 걸 안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다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갖고 일을 하고 바빠지겠지.
이유없이 만나서 목적없이 돌아다니는 일을 할 여유가 없어지겠지.
난 그 때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전히 혼자서 힘겹게 외로움을 견디며 살고 있을까.
그런 날들을 위해 난 지금부터 외로워지는 연습을 해야할까.
잘 모르겠다.
그냥 철없이 푸르른 청춘 한 날의 고뇌로 세월 속에 묻혀져
나 역시 다른 많은 사람들과 같이 바쁘게 바쁘게 살아갈 수도 있을지 모르지.
내일은
출근 잠깐 했다가 오후에 다크나이트를 볼 생각.
요즘 너무 옷도 없고, 신발도 없고, 화장품도 없어서 외출하기가 귀찮아진다.
후우- 일욜날 썰이랑 영지도 만나는데.
차츰 챙겨가며 살아야지.
벌써 3시 11분..
한 주가 또 지나간다.


